뚝배기 로스팅 근황 (21.04.05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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커피 신생아/뚝배기 로스팅

뚝배기 로스팅 근황 (21.04.05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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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볶은 에티오피아 블렌딩/케냐AA/후일라/코케허니
(왼쪽 위부터 시계방향)

나름 디게싱 중 (12~24시간 지나서 묶어서 밀폐용기에!)

전에 찍어둔 생두들... 지금은 더 많다!

판매처별 디자인 비교샷!

보르미올리 피도 밀폐용기들. 처음 주문할 땐 이 아이들이 다 쓰일 줄 꿈에도 몰랐는데, 모자랄 때도 있다.

용기내어 사본 올드크롭. 곰팡내? 군내?매운내?를 못 잡겠어서 동면 중... 일단 핸드픽이 너무 어렵다ㅠㅠ 열심히 골라내고 볶으면 맵고 곰팡내가 끼어 있어서 몇 번 버렸다.


당근에서 8천원에 산 BSW 팝콘메이커로 볶은 후일라 올드크롭. 외관은 뚝배기로 볶은 것보다 훨씬 예쁘고 속까지 골고루 익어서 꽤 괜찮았다. 그런데 체프가 사방으로 날려서 집에서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! 팝콘 만들 때 쓰기로 했다.

온도조절이 안되서 껐다켰다 하다보니 얼추 원하던 시간에 끝냈는데도 많이 익어버렸다. 그치만 나름 속까지 일정하게 볶여서 만델링 볶을 때 한 번 해볼까 싶은데, 체프를 어떻게 안 날리게 할지가 고민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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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렇게 뚝배기로 계속 나름 열심히 볶아먹고 있다. 계속 적으려고 했는데 변수가 워낙 많다보니 시간이나 불조절을 적는 게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느꼈다. 그래서 콩의 색깔 변화와 팝 터지는 시점을 연관해서 관찰하면서 많이많이 볶아보며 느낌을 잡아보기로 했다!

뚝배기는 뚜껑으로 덮더라도 완전히 닫으면 저을 수가 없으니 열이 슝슝 빠져나간다. 그래서 뚝배기의 온도와 공기, 그리고 콩의 온도가 같아지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. 뚝배기가 불에 닿아 있으니 더 뜨겁고 그래서 생두의 납작한 면이 쉽게 탄다. 최대한 잘 뒤집히도록 숟가락을 뒤집어가며 저어줘도 콩의 앞뒤면이 골고루 익도록 하는 게 쉽지가 않다.

그리고 오늘 깨달은 것 하나! 초반에 생두에 수분이 많이 남아 있을 때에는 콩이 쉽게 타지 않는다. 그래서 초반에 나름 과감하게 열을 주어 빠르게 콩 안쪽까지 열을 전달하고, 오히려 불을 약간 줄여서 옐로구간부터 갈변화 초반까지 볶아주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. 그러다가 보면 1팝이 터지기에는 열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갈변화가 살짝 진행됐을 때에 불을 높여주면 뚝배기가 점점 달궈지면서 충분히 뜨거워진 콩에 더 많은 열량을 공급하게 되어 콩이 덜 타고 1팝도 수월히 터지는 것 같다. 그리고 1팝이 어느정도 활발해지기 전에 불을 약불로 바꾸어주면 팝도 계속 터지고 온도도 안내려가는 것 같다. 불을 꺼버리면 온도가 내려가서 1팝이 중단되버려서 완전히 끄면 안되더라.

이 이후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직 잘 모르겠다. 원두마다 다르겠지만 에티오피아 내추럴은 불을 꺼야되는 것 같기도 하다. 갑자기 열을 확 먹고 새카매질 수도 있어서...!


어쨌거나 콩이 맛있으면 웬만큼만 볶아도 맛있는 것 같다.

요즘 코케허니를 시작으로 에티오피아 허니/내추럴에 푹 빠져서 새콤달콤한 걸 한참 먹다가 과테말라가 다시 그리워지고 있다. 만델링은 핸드픽도 힘들고 맛 내기가 너무 어려워서 (어쩌면 맛있는 콩을 찾기가 어려워서 일지도) 얼마 남지 않은 아이들은 모두 진공포장해버렸다. 아! 어제 처음 볶은 첼바 내추럴은 딸기맛이 난다그래서 기대했는데 인공딸기향이 나는 것 같다. 상큼하니 꽤 괜찮지만 코케허니가 더 맛있는 것 같다.

코케허니는 한참 쌓아놔도 금방 먹을 것 같아서 행사할 때 열심히 쟁여놓는 중이다. 오늘은 메시나랑 아바야도 1키로씩 주문했는데 아바야가 정말 기대된다. 맛있으면 한 5kg 쟁여놔야지! (더블유빈 이벤트 덕분에 저렴하게 맛있는 커피 잘 먹고 있습니다. 이벤트 계속 해주세요!!ㅋㅋ 감사합니당❤)

왕창 사놓은 인도네시아 콩들은 어떡하나...
만델링은 다 먹고 스페셜티 급들만 남아있는데 종류별로 1키로씩 5개는 있을텐데... 맛있을 때 얼른 핸드픽(아 인도네시아...ㅠㅠ) 해서 맛보고 진공포장해버려야겠다!



아무튼! 뚝배기로 이 정도 볶았으면 나름 선방했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고 있다. 그리고 팔이 아파서 슬슬 로스터기 적금을 붓기 시작하려 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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